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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출원 전 알아둬야 할 사안 - 출원은 언제 준비해야 하는가

2019.03.29  (금) 11:20:24 | 서경호 변리사
▲ 서경호 지브이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 아유경제 편집인

산업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언제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혹은 변리사에게 언제 찾아가 보아야 할지에 대한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산업재산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잘 아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조직이 잘 갖춰져 있는 대기업에서도 이를 잘 몰라 출원 시기를 놓쳐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특허, 상표, 디자인 제도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다. 선출원주의란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겠다는 주의이다. 이는 먼저 발명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겠다는 ‘선발명주의’나 먼저 사용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겠다는 ‘선사용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인데, 산업재산권의 취지를 고려해보면 실질적으로는 먼저 발명하거나 사용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먼저 발명했거나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어 다툼이 발생하기 쉽다. 이에 비해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게 되면 안정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합리함은 추가적인 구제제도를 도입하여 보완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선발명주의를 채택하던 미국도 2013년부터 선출원주의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제상 출원은 가급적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급적 빨리’가 언제부터를 말하는지 와 닿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언제가 적기인지는 권리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특허, 상표, 디자인별로 나누어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허 출원

특허는 발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특허법」 제1조)이므로, 자신이 생각하거나 개발한 것이 발명이 되었다면 받을 수 있다. 우선 발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보자. 기술 개발은 각 기업 내부나 주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순서로 진행된다. 보통은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되고 이후 아이디어가 정리되고 확정되고 나면 비로소 구체적인 개발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진행된 것부터 발명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발명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명이 무엇인지, 어디까지를 발명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정의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특허법」 제2조제1호에 따르면 “발명이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기술적 사상’은 아이디어를 말한다. 발명은 ‘기술적 사상의 창작’이므로, 아이디어 자체라기보다는 ‘창작’된 것을 말한다. ‘창작’이란, 구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수준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해당 기술 분야의 기술자가 그 아이디어와 구체화된 수준을 듣고 그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되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를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할지 구체화된 상태라면 완성품이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도 출원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구체화의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아이디어가 확정되고 나면 구체화를 시작하는 조금 이른 단계에서부터 변리사와 사전에 상담을 하고 어느 정도 구체화된 이후에 출원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특허 출원을 준비할 시기를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발명자나 특허 출원인에 의한 공개시기이다. 특허는 새로운 발명을 공개하는 대가로 특정인에게 해당 발명에 대한 독점 배타권을 주는 제도이므로 이미 공개가 된 발명이면 원칙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없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도 있지만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대학교 교수님이나 각종 연구실의 연구원들이 다양한 이유로 논문을 먼저 발표한다거나 회사의 투자 유치를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시연하거나 카탈로그를 만들어버리는 등 출원도 하기 전에 공개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특허를 획득하는 관점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디자인 출원

디자인은 물품(물품의 부분 및 글자체 포함)의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디자인보호법」 제2조제1호는 “디자인은 물품의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디자인은 아이디어에서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치는 발명과는 다르게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이 정해지고 나서 출원하면 된다.

디자인도 특허와 마찬가지로 선출원주의에 따라 먼저 출원된 것을 보호해주지만 일단 출원하고 나면 도면을 바꾸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으므로 물품의 종류와 도면이 정해지고 나서 출원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자인의 경우 출원 전에 디자인이 공개되는 것에 유의해야 하며, 여러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발명을 보호하는 특허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또한 디자인의 경우 기업 내에서도 디자인이 정해지고 나면 이를 먼저 광고 등을 통해 홍보해버리는 등의 공개를 하고 나서 출원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디자인은 시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공개되고 나면 베끼기 쉽고 변형하기도 쉽기 때문에 등록을 받아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유사품에 의해 자신이 등록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물건에 따라서는 시장에서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경우가 많아,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디자인은 출원 전에 공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특허에 비해 더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상표

「상표법」에 따른 상표 제도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사용에 대한 보호 측면이 강화되어 있기도 하므로 실제 사용할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출원 전에 자신의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등록을 받을 수 있다.

상표의 경우 기업이 시작하는 단계, 상품 또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단계 등에서 정해지지만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표에 들어가는 도안이 변경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 한편, 타인이 먼저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를 무단으로 출원하면 상표권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상표 문구, 도안 등 확정되는 대로 상표 출원을 해 나가는 것이 좋다. 

앞서 설명한 선출원주의에 따르면 출원은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이 우선함을 주장하는 ‘깃발 꼽기’와 같다. 그러나 충분히 준비되지 않고 서둘러 출원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지식재산을 잃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한 출원 시기를 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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