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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즉시해고의 정당성과 절차적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쟁점

2026.09.28  (월) 10:33:26 | 이관수 노무사
▲ 이관수 노무법인 권리 대표공인노무사/ 아유경제 편집인/ 성균관대학교 법학박사, 제15회 공인노무사 전국 최연소 합격, 서경대 연구교수, 한국노동법학회 이사, 한국사회보장법학회 이사, 한국ESG학회 부회장, 블로그(https://blog.naver.com/iwillceo)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갑작스럽게 즉시해고 통보를 받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비위행위나 업무상 문제를 이유로 즉시 근로관계를 종료하려 하고, 근로자는 아무런 준비 없이 직장을 잃게 된다.

그러나 노동법상 즉시해고의 적법성은 단순히 사용자가 당일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해고예고의 문제와 함께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해고의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를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실무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해고의 서면통지이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를 요구하는 규정이 아니다. 근로자가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해고됐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이후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해고 의사와 그 근거를 명확하게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오늘부로 해고한다”고 구두로 통보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적법한 해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고의 실체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와 별개로, 법에서 요구하는 서면통지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해고 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재했는가 하는 문제다. 사용자가 해고통지서에 단순히 ‘업무능력 부족’, ‘회사 질서 문란’, ‘근무태도 불량’, ‘취업규칙 위반’이라고만 기재했다면 경우에 따라 해당 내용만으로 근로자가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해고의 서면통지는 근로자에게 해고의 이유를 알려주는 기능을 하는 만큼, 근로자가 자신의 어떤 행위가 해고 사유가 됐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단순히 취업규칙의 조문을 나열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비위행위의 내용과 발생 시기 등을 통해 근로자가 어떤 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해 해고 사유의 구체성은 노동위원회 사건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 사용자가 해고 당시에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가 부당해고 구제 절차가 시작된 이후 여러 가지 해고 사유를 추가하는 경우, 해고 당시의 의사와 사후적으로 구성된 주장을 구별해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자가 해고 당시에는 “업무상 문제가 있다” 정도로만 통보했다가 노동위원회에서는 무단결근, 업무지시 불이행, 동료와의 갈등 등 여러 사유를 새롭게 주장하는 때도 있다. 이러면 각 사유가 실제 해고 당시 해고 사유로 존재했는지, 그리고 근로자에게 그 사유가 제대로 통지됐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서면통지의 방식 역시 실무상 자주 문제 된다. 전통적으로 해고통지서는 종이 문서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메일이나 전자문서 등을 통해 인사 관련 의사표시가 이뤄지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메일 등 전자적 방식으로 이뤄진 통지가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서면통지의 취지를 충족하는지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형식만이 아니다. 해당 자료가 실제로 근로자에게 전달됐는지, 그 내용에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는지, 근로자가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한 통보의 경우에도 단순히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만 존재한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가 충분히 특정됐는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즉시해고에서는 이러한 서면통지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확인한 직후 즉시 해고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충분한 사실관계 조사 없이 구두로 먼저 해고를 통보하고, 이후 해고 사유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고는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 중에서도 근로자의 지위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따라서 해고를 결정했다면 적어도 해고 당시 어떤 사실관계를 근거로 해고하는지 명확하게 정리하고 이를 서면으로 통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실제로 회사의 재산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법에서 요구하는 해고의 서면통지를 하지 않았다면 절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서면으로 해고통지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기재된 해고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해고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면 해고의 실체적 정당성이 부정될 수 있다.

해고예고 역시 마찬가지다. 사용자가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해고예고수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해고예고의무 위반과 해고의 효력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했다고 해서 부당해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해고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즉시해고를 당한 경우 해고통지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등 해고 전후의 모든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용자가 구두로 해고를 통보했다면 그 당시의 대화 내용과 해고 사유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가능한 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 역시 마찬가지다. 징계해고를 결정했다면 단순히 ‘징계해고’라고만 기재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어떠한 행위를 이유로 해고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해고 시기와 함께 서면으로 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고 이전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결국 즉시해고의 법적 쟁점은 ‘얼마나 빨리 해고했는가’에 있지 않다. 오히려 왜 해고했는지, 그 이유가 해고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와 시기를 법이 정한 방식으로 근로자에게 명확하게 통지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해고의 서면통지는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다. 근로자가 해고의 이유를 알고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절차적 장치이며, 사용자의 해고 의사와 그 근거를 객관적으로 확정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즉시해고를 둘러싼 분쟁에서는 해고 사유의 실체적인 정당성만큼이나 해고통지서에 무엇이 기재돼 있었는지, 언제 어떻게 근로자에게 전달됐는지, 그 내용이 근로자가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였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해고는 ‘빠르게’ 하는 것보다 ‘정당하고 적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즉시해고처럼 근로자의 생계와 직결되는 중대한 인사 조치를 취할수록 사용자는 해고 사유와 절차를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며, 근로자 역시 갑작스러운 해고를 통보받았다면 해고의 실체와 절차를 구분해 자신의 권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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