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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인구 고령화의 숙제, ‘돌봄노동’ 지원이 절실한 때

2024.07.05  (금) 17:59:30 | 송예은 기자

[아유경제=송예은 기자] 인구 고령화 사회에서 출생 장려와 돌봄지원은 함께 가야 한다.

최근 광주지방법원은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80대 환자에게 급히 죽을 떠먹여 주다 질식사하게 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형을 다시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1심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지만 2심에서 사회봉사를 추가로 명령받았다.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되 사회봉사 120시간도 명령,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A씨는 2022년 8월 전남 화순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한 80대 입원 환자 B씨에게 1분 20초 동안 5차례에 걸쳐 숟가락으로 죽을 급히 먹이는 업무상 과실로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로 누워서 지냈던 환자 B씨는 치아가 없어 음식물을 정상적으로 삼키기 어려웠고 소화 기능도 떨어져 묽은 죽으로만 식사를 했다. A씨는 저녁 식사 시간 중 B씨가 30분여에 걸쳐 스스로 식사하고 있는데도, 다른 입원환자의 식사가 끝나자 직접 다가가 급히 떠먹였다. 이 과정에 B씨가 음식물을 완전히 삼켰는지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B씨는 1시간도 채 안 돼 음식물이 기도에 막혀 질식해 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당시 요양보호사로서 7년 이상 경력을 갖고 있었고, B씨의 건강ㆍ간호 관련 기록에 ‘연하(삼킴) 곤란 위험’이라고 적혀 있었는데도 죽을 먹이다 질식에 이르게 해 과실이 가볍지 않다. 유족들에게 실질적인 위로를 전하고자 노력하지 않아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노인의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억지로 떠먹인 요양보호사의 죄질이 나쁘다는 의견이 우세적인 반면, 요양보호사들은 얼마 전 열악한 처우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요양보호사 대표단은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요양보호사에 대한 적절한 보수 지급과 돌봄노동의 가치 인정,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또 이날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한 토로와 대책 마련에 대한 요청이 이어졌다.

한 요양보호사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도 월급은 17년째 편의점 알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월급은 10년을 일해도 한 푼도 오르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에 따르면 강원지역에서만 요양보호사 1만7820명이 일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법적인 노동조건 보호와 처우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저임금으로 저소득국가에 돌봄노동자 입국을 추진하고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돌봄노동자들은 노동 조건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언론에서는 저출생 대책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노인을 돌보기 위한 돌봄노동과 그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실정이다. 이미 사회는 고령화에 진입한 이상 노인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져야 이후에 세대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정말로 ‘국민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전체적인 숲을 보고 균형 있는 발전을 이뤄가는 것이 정부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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