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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반복되는 붕괴사고, 재현된 ‘부실민국’… 얼마나 더 무너져야 하는가?

2023.05.19  (금) 18:29:40 | 정윤섭 기자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최근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사고가 발생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29일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자인 GS건설은 자체조사 결과 철근 30여 개가 빠친 채로 공사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 주차장 2개 층의 지붕 구조물이 총 970㎡ 파손됐다. 슬라브는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 등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지는데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하는 전단보강근이 일부 빠진 것이다. 업계 한쪽은 해당 현장에서 철근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건설사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단순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GS건설이 건설현장 83개소를 자체 점검할 예정인데, 설계와 달리 철근을 빼먹으며 부실공사한 곳의 점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만약 철근을 빼거나 하는 문제들에 대해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뭉갰다면 최고의 조처를 할 것”이라며 강력조치를 예고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번 현장의 설계 및 감리는 모두 LH ‘전관’이 있는 업체가 수주했다”며 “전관특혜가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관특혜로 일을 따낸 설계자가 꼼꼼하지 않게 설계했고, 설계나 시공상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관리ㆍ감독해야 하는 감리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아파트 붕괴사고는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과거부터 발생한 모든 붕괴사고와 같은 원인인 ‘인재사고(人災事故)’라는 점에서 엄벌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거 어떤 붕괴사고에 노출됐었는지 세 가지 사례를 살펴봤다.

첫 아파트 붕괴사고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에 있던 와우시민아파트는 서울시가 와우산 일대에 건설한 시민아파트로 1969년 6월 26일에 착공해 6개월 만인 12월 26일에 준공했다. 하지만 지어진 지 4개월 뒤인 1970년 4월 8일 오전 6시 40분께 아파트 1개동이 무너지며 사망자 34명ㆍ부상자 4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붕괴원인은 ▲6개월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 ▲무면허 건설업자가 뇌물로 따낸 건설 허가 ▲70개 철근이 들어가야 유지될 기둥에 고작 5개의 철근을 넣는 등의 부실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년이 지난 1993년 우암상가 아파트 화재ㆍ붕괴사고도 다르지 않았다. 상가 1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1시간 만에 건물이 무너지며 28명의 사망자ㆍ4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초기만 해도 LPG 폭발로 인해 건물이 무너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가스 용기가 파손되지 않은 점 등의 현장 상황을 볼 때 가스폭발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후 조사 결과에서 무리한 설계와 부실시공, 보 철근 배근 및 내화피복 두께 기준 미달로 인한 사고로 드러났다.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사망자 502명ㆍ부상자 937명이라는 대한민국 최대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당시 큰 충격을 남겼다. 붕괴 원인은 앞서 사례와 비슷하게 ▲부실설계 ▲부실시공 ▲과하중 등으로 지목됐고 대한민국 최고의 백화점이라고 자부하던 건물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초’였다. 참사 이후 「건축법」은 지속적으로 개정됐지만 지금도 완벽히 부실공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안타까운 사례를 봤을 때, 한순간의 실수가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를 건설사의 주장처럼 단순 과실로 넘어갈 수 없는 이유이다. 철저한 조사 끝에 인재라는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선진국은커녕 ‘부실민국’이라는 오명은 앞으로도 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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