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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정부의 민식이법 완화 추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022.05.13  (금) 18:58:45 | 서승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윤석열 정부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민식이법 개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5일 법제처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산하 한국법제연구원은 민식이법에 대한 사후입법영향평가를 오는 9월까지 실시한다. 법제처는 평가 결과에 따라 경찰청 등 담당 부처에 민식이법 개정ㆍ개선 권고를 요청할 계획이다. 사후 평가에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인식 조사, 법 시행 전ㆍ후 교통사고 발생률 비교, 가중 처벌 형평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월부터 민식이법 완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실제로 지난달(4월) 5일 대통령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브리핑에서 “경찰청과 논의를 거쳐 제도의 기본 취지는 살리되 제한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인수위가 발표한 ‘교통안전 확보와 함께 국민 편의를 위한 속도 제한 탄력 운영’이란 타이틀의 보도자료에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차량 제한 속도를 현행 시속 30km에서 40~50km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수위는 4~5차선 이상의 넓은 도로에서 차량이 느리게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민식이법 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큰 도로들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어린이 보행 사망사고 비율이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8일 만 10세 여아가 인천광역시 중구 신광초등학교 인근에서 화물차에 치여 숨진 바 있다. 사고 현장인 신광초등학교 앞 6차선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이나 제한 속도가 50km였다. 각 시ㆍ도 경찰서장이 도로 상황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차량 제한 속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망사고 발생 후 신광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제한 속도는 30km로 조정됐다.

윤석열 정부 방침에 따르면 해당 지역 역시 큰 도로에 해당돼 제한 속도 상향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석열 정부가 과하다고 판단하는 시속 30km 속도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에 가깝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히려 시속 30km가 매우 빠른 속도라고 주장하며 민식이법 완화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지금처럼 민식이법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시행되기 전에 완화할 경우 정책 본연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민식이법 시행 후 사고가 줄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4월 22일부터 3일 동안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 운전자 70%가 민식이법 시행 이후 운전 습관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이어 60% 이상은 시속 30km 어린이보호구역 차량 제한 속도가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사례가 감소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67.4%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 법 시행 이후 개선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70.3%가 ‘개선됐다’는 답변을 택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차량 제한 속도를 묻는 설문에 시속 30km 적정 의견이 과반 이상인 64.7%를 차지했다. 이는 ‘높여야 한다(24.2%)’는 의견 대비 무려 2.7배 높은 수치다.

이처럼 어린이 교통 안전을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의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대중의 인식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민식이법 완화 주장은 불편을 위시한 국민들의 교통 안전 외면 사례가 아닐까? 정부는 면밀하게 여론을 파악해 민식이법 완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민식이법 관련 인식 제고는 물론 국민들의 교통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심층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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