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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정부, 우울증 1위 국가 벗어나기 위해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 폐지해야

2021.05.28  (금) 18:13:04 | 서승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확산된 후 세계 각국 우울증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한국이 유병률은 1위지만 치료 수준은 최하위로 드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학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대한신경과학회가 공개한 2020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이후 세계 각국의 우울증 유병률을 보면 미국은 2019년 6.6%에서 2020년 23.5%로 급증했고 뒤이어 영국(2019년 9.7%, 2020년 19.2%), 이탈리아(2019년 5.5%, 2020년 17.3%), 일본(2019년 7.9%, 2020년 1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가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2배 이상 상승했지만 한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한국이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경과학회는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세계 최고지만 치료 접근성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신경과학회 관계자는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지만 우울증 치료 접근성은 외국의 1/20로 세계 최저”라며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그 어느 나라도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안전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ㆍ이하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라며 “한국만 비정신과 의사에게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02년 3월 SSRI 항우울제의 60일 처방 제한 규제를 고시했다. 이 규제에 따라 비정신과 의사는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60일 이상 못하게 제한됐다. 전체 의사 96%에 해당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갑자기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100%에서 4%로 갑자기 줄은 것이다. 이후 자살률은 급격하게 증가해 한국은 자살률과 우울증 모두 OECD 1위 국가가 됐다.

대한신경과학회가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러시아, 라오스, 르완다, 베트남, 인도, 오만, 튀니지, 북한, 이란, 이라크 등 한국을 뺀 모든 나라에서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시험에 합격한 의사일 경우 SSRI 항우울제를 제한 없이 처방할 수 있다.

의학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우울증 유병률이 세계 최고임에도 치료 접근성이 가장 낮은 것은 2002년 정부가 고시한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 규제 때문이라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많은 주들은 SSRI 항우울제가 매우 안전하다고 판단해 간호사도 처방이 가능하다. 비정신과 의사가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이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입원 사망,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생활의 제한과 방역 지침으로 사람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몇 배 더 심해지는 등 우울증 문제가 심각해져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폐지가 시급해지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 관계자는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인데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전체 의사 중 4%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가 부족해서 공공의대 등을 세우겠다고 하면서 10만 명 의사들에게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외국 의사들도 한국의 항우울제 처방 제한 상황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같이 우울증에 대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권으로 발 빠르게 SSRI 처방 제한 폐지를 하는 것은 어떨까. 정부의 신속한 판단을 통해 우울증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빨리 벗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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