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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물꼬’ 트일까… 규제 강화 후 첫 사례 ‘도출’

2019.03.15  (금) 11:06:10 | 서승아 기자
▲ 서울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정부의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 부합해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이 나와 사업 초기 재건축 단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 2월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항목에서 구조안정성의 가중치를 현행 2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해 재건축을 향한 절차가 더욱 어려워진 바 있다.

첫 안전진단 통과 방배삼호 재건축… 다시 재개된 사업 추진의 ‘꿈’

지난 13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방배삼호아파트(이하 방배삼호)는 안전진단 종합평가 결과, 총 47.21점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을 승인 받았다. 이에 방배삼호는 재건축사업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달(2월) 28일 소위원회를 개최해 방배삼호의 적정성 검토결과를 D등급으로 최종 확정해 이를 관할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에 통과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들은 건축물 노후도ㆍ생활환경 취약ㆍ안전사고 취약 등이다.

방배삼호는 단지별로 1975~1976년에 준공돼 만 43~44년이 지난 건물로 법인세법에서 규정한 건물 잔존가치의 척도인 평균 40년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상 안전진단 실시가능 공동주택 연한은 30년이다.

특히 해당 단지는 주차난이 심각하고 동절기 소화전의 동파사고 반복으로 소화전이 퇴수 조치된 상태로 동절기 화재 시 소방대처 등이 어려워 안전에 대한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됐었다.

방배삼호는 1988년 내진설계 기준 제정 전 준공돼 지진에 대한 내하력이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단난간 등이 부식돼 계단철근이 노출되는 등 안전사고에 취약한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상층의 천정 마감재에서 발암물질인 백석면이 검출되기도 하고, 층간 소음과 구조안전이 문제시됐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역시 고려됐다.

방배삼호 재건축사업은 2006년 추진위구성승인을 받은 뒤 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서자 주민들이 2017년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해 사업 재개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본 안전진단 통과가 향후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이하 올림픽선수촌) 등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는 단지들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는 단지는 안전진단 신청 전 성능점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추진 ‘돌입’
주민들 “정밀안전진단 통과 가능성 크다”

실제로 방배삼호의 호재에 이어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소유주들도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 상대로 소송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곳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된 이후 안전진단 신청을 처음으로 신청했지만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에 대해 송파구와 서울시 모두 우호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올림픽선수촌 소유주들은 소송에 나서게 된 것이다.

올림픽선수촌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져 지난해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채웠다.

지난 2월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모임(이하 올재모)은 서울시의 부실시공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인단 모집을 시작해 재건축 전문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한 결과, 소송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정식 소송 제기까지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재모가 소송에 나서게 된 배경은 앞서 송파구청이 올림픽선수촌의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올재모와 일부 소유주들은 이 아파트 일부 저층 부분이 안전성에 취약한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공법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문하고 있다.

그러나 송파구는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면 주민들이 예치 비용만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주민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이 같은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 관계자 또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아파트 철거를 하려면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이 나와야 하는데 올림픽선수촌의 등급이 그렇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밝혀 향후 소송 과정에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목동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 ‘시동’

양천구 목동 일대 재건축사업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체적으로 조직 체계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의 추진준비위원회 등은 최근 목동 재건축의 화두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개시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가장 핵심은 정밀안전진단 통과와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꼽힌다. 재건축사업 영역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통과해야 할 첫 관문인 셈이다.

우선 정밀안전진단 통과는 목동 재건축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재건축 정비기본계획 수립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절차다. 이곳의 주민들은 지난 2일 정밀안전진단 기금 마련을 위한 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 전반과 정밀안전진단 기금 마련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 따르면 정밀안전진단 비용은 약 2억~3억 원으로 예상된다. 토지등소유자를 1500가구로 추정할 경우, 가구당 20만 원씩을 부담하는 것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비용은 정밀안전진단 한번을 진행할 때의 기준으로 사업 진행이 불가하다는 판정이 나오거나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해 구조안정성 부문의 비중을 전체 판정점수의 50%로 높여 사실상 구조안전성 여부에 따라 재건축 여부가 결정되며, 공공기관이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검증하도록 해 정밀안전진단을 받기 위한 관문이 더욱 높아진 형국이다.

아울러 해당 구가 지정한 정밀안전진단업체가 재건축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더라도 한국건설연구원이나 시설안전공단 등에게 추가적으로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이에 추진준비위원회는 안전진단 신청비용에 대한 자의적 납부를 주민들에게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목동 재건축사업에 어려움만 있는 것만 아니다. 앞서 목동에 위치한 전체 14개 단지는 지난해에 모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비교적 수월한 편이란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단지별로 재건축준비위원회가 잇따라 출범해 재건축 가능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4개 단지 중 12개 단지에 재건축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양천구청장 및 지역구 국회의원에 의한 제도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수영 양천구청장과 황희 국회의원이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정부 정책에 항의하며 기준 완화를 촉구했다. 특히 황희 의원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 내용을 담은「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 개정안도 대표발의 했다. 

목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재검토’
서울시 “대단지인 만큼 검토할 사항 많아”

목동 재건축 추진의 또 다른 핵심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이다. 지구단위계획은 재건축사업 전체에 대한 용적률과 건폐율, 세대수 등 토지이용계획의 중요 내용이 담긴다.

양천구는 목동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지난 1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세부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회부해 지난 1월 31일 열린 소위원회에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시 양천구에 보완을 요청해 돌려보냈다.

이에 양천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재검토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에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이 지구단위계획(안)이 소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해 도시계획위원회 본심의에 상정된다. 이 도시계획위원회 본심의를 통과하면 지구단위계획(안)이 최종 승인되는 것이다. 이 단계들을 거쳐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경우, 이 내용을 바탕으로 재건축 기본계획이 성립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소위원회 심의 결과, 목동아파트는 14개 단지에 이르는 대단지로 그만큼 검토할 사항이 많아 재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양천구 측에도 재검토 요청을 위해 돌려보낸 상황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정비구역 심의 세 차례 거친다?!… 초기 단계 재건축 사업지들 ‘타격’

한편,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 통과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발표한 새 방안에 올림픽선수촌과 목동 재건축사업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서울시는 「도시ㆍ건축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서울시가 성냥갑 아파트 건립을 벗어나 새로운 건축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일선 자치구가 서울시에 제출한 정비계획(안)의 심의 절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을 계획 수립 이전 단계에서 한 번 더 거치는 사전심의 절차를 신설하고 절차별 관리ㆍ감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도시정비사업 밑그림 단계부터 서울시의 공공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서울시가 추구하는 도시계획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비구역은 통상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세 차례 거친다. 정비구역 추진위나 조합이 제출한 계획안을 받은 서울시가 공공성 등을 고려해 보완 요청을 하면 사업 주체가 수정안을 제출해 다시 심의를 받는다. 이 과정은 약 20개월이 소요된다.

도시정비사업 시작점에 서있는 올림픽선수촌, 목동 등은 어려움이 더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시의 더욱 세밀한 관리ㆍ감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은 도시정비사업 추진 이전 단계는 물론 사업시행인가 이후 건축계획 변경 등 사실상 거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4곳에서 시범사업을 해보고 새 규정 적용 대상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지는 도시정비사업 구역 중 구릉지, 대단지 등 유형을 다양화해 선정한다.

이에 대해 목동의 한 주민은 “정부가 계속 규제만 내놓자 일부 단지에서는 한동안 재건축사업 추진을 하지 않는 게 이득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목동의 아파트 대부분은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비용 모금에 나서는 등 재건축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용은 그대로 모금하면서 안전진단 신청 시점은 조금 뒤로 미루는 등 계획 수정도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다”고 토로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한 주민은 “서울시가 이번에 내놓은 공공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도시정비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사업성이 저하되면 자연스레 조합원들의 이견이 커져 사업 진행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들이 걸음마를 떼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와 시의 규제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고 사업 주체들의 걸음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방배삼호아파트 입주자대표 등은 한국토지신탁과 2017년 재건축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제공=한국토지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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