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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용적 복지국가’ 라더니… 내년 복지 예산안, 대체 누굴 위해 쓰이나?!

2017.11.03  (금) 18:24:26 | 김소연 기자

[아유경제=김소연 기자] 2018년 정부 예산안이 오늘(3일) 국회예산결산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국회 본회의를 거쳐 올해 말 최종 결정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포용적 복지국가’를 기치로 내세우며 책정한 복지 예산이 정작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수혜 대상을 빗겨나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정부 확정 보건복지부 예산은 64조2416억 원이다. 올해 복지부 본예산 57조6628억 원 대비 11.4% 증가한 금액이다. 복지부 예산이 60조를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로 정부는 이것이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며 홍보했다.

복지부 예산안 증대는 장애인 관련 예산의 증가로도 이어졌다. 2018년 장애인정책국 예산은 38조3000억 원이다. 2017년 예산 대비 4조2000억 원이 증가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은 '장애인활동지원'으로 6716억 원이 책정되었다. 장애인연금이 6355억 원,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지원이 4619억 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겉으로 보기에는 껑충 뛴 2018년도 복지 예산. 그러나 예산안은 국회 심사를 앞두고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사회서비스공단(아래 공단) 설립 예산이 없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단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복지부가 지난 10월 비공개회의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서비스공단’을 ‘진흥원’ 형태로 설립,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일각에서는 '진흥원'이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단의 역할을 축소하기 위한 게 게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예산안에 ‘진흥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이 책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영되지 않은 예산은 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범죄시설 폐지 및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대구희망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2018년 예산안에는 희망원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도, 탈시설 정책을 위한 예산도 담기지 않았다.

희망원에 있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시민마을(구 글라라의 집)'은 당장 폐쇄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당장 내년부터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택이나 활동보조, 생활비 등이 필요한데 대통령이 직접 '시범사업'까지 공약한 희망원은 예산조차 배정받지 못했다.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활동지원서비스와 같은 대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은 80만 명을 육박한다. 하지만 예산안에서는 활동지원 대상자 숫자만 올해 6만5000명에서 내년 6만9000명으로 4000명 확대했을 따름이다.

복지 예산 증가 경향에 역행하는 예산도 있다. 발달장애인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약 6억 원이 줄었다. 예산이 줄어든 사업은 발달장애인 부모·가족 지원, 공공후견지원 사업이다. 각각 3억8000만 원, 3억2000만 원이 감액되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 시행에 맞춰 도입된 ‘장애인건강보건관리사업’ 예산에 대한 비판도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최근 성명을 통해 “장애인건강권법 시행을 위한 예산이 복지부 신청 109억 원에서 최종 9억 원으로 대폭 감소되었다”라고 꼬집었다.

기초생활 보장 분야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인해 예산이 증가했다. 정부는 2018년 상반기부터 수급자 가구와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소득ㆍ재산 수준에 관계없이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따지고 보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인해 예상되는 수혜 정도 대비 예산 비율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2018 정부 예산안에는 국민의 복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지만 여전히 ‘효율성’으로 복지 정책을 재단하는 패러다임의 한계가 깔려 있다. 이제 예산안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심의 과정에서 ‘새 시대’ 국민의 소망을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도록 국회가 현명한 예산안을 계획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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