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기자수첩] 진정한 ‘독립’, 과연 가능할까?

2017.11.03  (금) 17:31:34 | 박소희 기자

[아유경제=박소희 기자] 나를 포함해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지방에서 올라와 홀로 서울살이를 하는 이들도 있고, ‘나도 이제 성인이다!’며 부모님으로부터 패기 있게 홀로 독립에 나선 이들도 있다. 최근 이렇듯 1인 가구가 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비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인 청년가구의 경우 직접 집을 사서 사는 경우가 아닌 대부분이 월세 아니면 전세다. 국토연구원 박미선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1인 청년가구 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 지원 방안’에 따르면 1인 청년가구의 주거 점유형태는 ▲전세 21.8% ▲보증부월세 56.8% ▲보증금 없는 월세 9.8%로 총 88.4%를 차지한다.

또한 청년가구 10명 중 7명은 원룸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지하, 반지하, 옥탑방에 거주하는 비중이 5.4%, 쪽방에 거주하는 비중은 1.1%로 조사됐다. 더불어 주거비의 경우는 ▲자가 1억7300만 원 ▲전세 6476만 원 ▲보증부월세 보증금 987만 원에 월세 37만9000원 ▲보증금 없는 월세 26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보증금의 70%이상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월세의 65%도 역시 부모님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살고 있으니 독립했다고 하나 사실상 아직 부모님께 보증금이나 월세를 의존하고 있으니 진정한 독립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떻게 부모님께 손 하나 벌리지 않고 독립할 수 있겠는가?

올해 3분기 청년실업률은 9.3%다. 이는 2014년 4분기 8.3%보다 1%포인트 넘게 늘어난 수치다. 또한 체감실업률 역시 22%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렇듯 청년실업으로 인해 ‘니트족’이라는 일도 안하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들을 말하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 반지하, 옥탑방, 쪽방 같은 작은 월세집이나 전세를 구하는 데 어떻게 부모님 없이 혼자 구할 수 있겠는가. 돈이 없는데 말이다.

내 주변을 봐도 그렇다. 모두들 취업을 목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말 열심히 산다. 그러나 취업의 첫 관문인 서류에서 떨어지기 일쑤고 막상 서류전형에 통과했다 하더라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때문에 이들은 점점 지쳐가고 일을 하지 못하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집값은 물론 밥값도 감당하기 벅찬 게 현실이다.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 살아가는 진정한 ‘독립’을 꿈꾸며 그 꿈이 곧 실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절망하며 이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업무를 마친 후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만나는 일이 종종 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저녁시간이니 바로 식사를 하러 갔다. 식사 후 계산을 하는 순간 한 친구는 “엄마카드 써야겠다”며 자연스럽게 일명 ‘엄카찬스’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다들 웃으면서 “오! 엄마카드! 좋다”며 대화를 나눴다.

그날 모인 친구들 모두 성인이고, 집을 나와 혼자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그 친구들 역시 보증금과 월세 등 생활비는 모두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었다. 집을 처음 나왔을 때 모두들 “드디어 독립했다!”라며 즐거워했지만 사실 진짜 독립을 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즐기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 조금은 깊게 고민해본다. 나는 과연 진정한 독립을 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가능해질까? 가능하기는 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1인 청년가구는 늘어가며 실업률도 덩달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집값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의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때문에 과연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이에 지역 별로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보이진 않는다. 딱히 달라진 점을 찾기가 어렵다. 주거문제 역시 대학생 전세자금대출, 쉐어하우스 등 여러 해결책들이 나왔으나 이 역시 소득기준 등으로 선정돼 일부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나머지는 여전히 비싼 집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청년들이 꿈꿔온, 청년들이 해야만 하는 진정한 ‘독립’을 위해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청년 스스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인기기사

© Copyright ⓒ ndsoft.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