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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보일러, 허풍 한 번에 50년 신뢰 ‘활활’

2015.04.24  (금) 17:38:42 | 서승아 기자

   
▲ 귀뚜라미보일러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장 광고'가 적발돼 파장을 낳고있다. <출처=귀뚜라미보일러 공식 홈페이지>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국내에서 처음’ 등과 같은 광고 문구로 국내 보일러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아 온 귀뚜라미보일러(대표이사 이종기)가 대부분의 광고 문구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자사 제품이 ‘국민보일러’라 불릴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 왔던 귀뚜라미보일러가 이 같은 믿음을 제대로 저버린 셈이다.

게다가 귀뚜라미보일러 측이 이른바 ‘갑질’ 행태를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다는 문제 제기가 이뤄져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에 본보는 귀뚜라미보일러의 이 같은 ‘악덕’ 기업으로서의 면면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거짓 광고’로 공정위 제재, 국민을 ‘호갱’ 취급?!

부당 행위로 수십억 ‘꿀꺽’… 社측 “과장된 해석”

   
▲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장 광고'로 적발된 귀뚜라미보일러의 광고 문구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 정채찬ㆍ이하 공정위)는 ‘귀뚜라미보일러의 부당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등에 따르면 귀뚜라미보일러는 2012년 제품 카탈로그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일러 성능 등을 왜곡하거나 부당하게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사 제품이 최고라는 문구를 여기저기 갖다 붙이는 식의 거짓ㆍ광고를 자행했다고 공정위 측은 전했다. 해당 광고의 주요 표현을 살펴보면 ‘세계 최초 4PASS 열교환기(국내 최고 효율 실현)’ ‘세계 최초 4PASS 열교환기’ 등이라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4PASS’ 열교환기는 세계적으로 약 150여 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 또 ‘네 번 타는 펠릿 보일러(세계 최초 콘덴싱)’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콘덴싱 보일러는 1978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개발해 사용했다.

아울러 ‘연간 100만대(생산)로 현재 세계 최대 보일러 회사’라고 기재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귀뚜라미보일러의 생산량은 약 43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계적 난방 기기 업체인 보쉬 사(社)나 독일 바일란트 사는 연간 생산량은 무려 160만~170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등에 따르면 귀뚜라미보일러는 ‘펠릿보일러는 국내에서 처음 만든’이라는 문구도 사용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펠릿 보일러는 타 사업자가 귀뚜라미보일러보다 먼저 개발했다고 한다. 또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효율 등급 1등급을 받았으나 귀뚜라미보일러는 이를 국내에 출시된 제품 중 효율이 가장 높다는 배타적 의미인 ‘국내 최고 효율’이라고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귀뚜라미보일러는 기술 특허와 관련한 사실도 다르게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 측은 “기계적인 가스 감지 특허 기술은 귀뚜라미보일러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가스 감지 기술은 일반적으로 동종 업계에 보편화된 기술로, 타 사업자도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보일러의 성능과 관련해서도 객관적인 근거 없이 거짓ㆍ과장해 광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주요 광고에서 ‘보일러의 난방 가동… 순간 난방 대비 2.5배 빠릅니다’, ‘유럽형 순간 열교환 보일러보다 22.2% 이상 가스비 절약 가능’, ‘실사용 효율 99% 등으로 표현했지만 광고 내용을 입증할 구체적 증빙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이에 공정위는 조사 결과 허위로 판명된 광고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토록 했으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시정 명령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일단 질러 놓고 보자’는 식의 과장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혼동하게 했다. 시장 선도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윤리 의식의 부재가 심각하다”면서 “보일러를 비롯한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의 부당 광고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며,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보일러 홍보팀 관계자는 “이미 모두 시정 조치가 이뤄진 부분이며 광고나 매체에 표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귀뚜라미보일러가 거짓 광고를 실시한 해[年]에 수십억원의 순익을 본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 측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귀뚜라미의 2012년 매출은 약 3073억원(감가보고서상 손익계산서 기준)으로 전년(약 2583억원)에 비해 약 490억원(18.97%)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약 436억원에서 약 469억원으로 33억원가량(7.57%) 증가했다.

게다가 귀뚜라미보일러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광고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한 이후 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자(2013년 영업이익 및 순이익 전년 대비 각각 18.62%ㆍ19.62% 감소) 업계 한편에서는 ‘거짓광고’가 당해 연도 매출 및 순익 증대에 일정 부분 기여했음을 방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파급효과나 전례 등을 파악한 후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지만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추가 제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분에 대해 귀뚜라미보일러 홍보팀 관계자는 “광고로 인해 순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라며 “매체 광고 등에서는 ‘최초’라는 문구를 쓴 적이 없어 그만큼 큰 효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최진민 그룹 명예회장 父子의 이상한 ‘독식’

“특허권도 내 것, 보상금도 내 것”… 논란은 ‘ing’

社측 “소송 진행 중이라 답변 곤란” 선고 후로 유보

귀뚜라미보일러와 얽힌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원들의 특허를 가로채고 직무발명보상금조차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귀뚜라미보일러가 직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제보에 따르면 2011년 10월부터 귀뚜라미그룹 내 계열사 기술연구소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연구원 등 임직원들이 법무법인을 통해 귀뚜라미보일러를 대상으로 대구지방법원에 직무발명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 측은 연구원들이 개발하고 생산ㆍ판매 중인 특허에 대해 법적으로 지급하게 돼 있는 ‘직무발명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들은 이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3년도 훨씬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송의 청구 취지상 쟁점은 사 측의 직무발명보상금 미지급이지만 실제론 임직원이 피땀 흘려 개발한 특허의 대가를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과 그 일가가 가로챈 격이라고 소송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소송 대상에 오른 발명 특허는 ▲가스보일러 ▲전기보일러 ▲펠릿보일러 ▲하이브리드보일러 등 총 6건이다. 소송에 나선 이들은 귀뚜라미보일러 직원으로서, 자신들의 특허권을 사용자가 회사 그 명의로 했다는 점에서 사 측이 관련 법규에 의해 정당한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발명한 특허를 적용해 보일러 등을 제작ㆍ판매해 연간 수백억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으며 특허 유효기간인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상금 지급을 요구했다.

특히 소장에는 청구 대상이 된 6건의 특허 중 최진민 회장의 장남이 3건의 특허 발명자로 기재돼 있으나 실상은 그룹 총수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재됐을 뿐 실제 특허 발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오너 일가의 ‘갑질(특허권 가로채기)’을 의심케 만드는 대목이다.

최 회장 일가의 특허 가로채기와 이를 이용한 편법 증여 의혹은 이미 오래전부터 도마 위에 오른바 있다. 최 회장은 특허 실용신안 100여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두 아들은 각각 19살, 20살 때부터 특허 출원에 나서 수십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특허들은 이들이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보일러 연소 기술이나 유체 기술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도 보유하기 힘든 특허를 철학 전공자가 수십 개의 특허를 출원한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최 부자(父子)가 ‘남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들과 달리 법인 명의로 등록ㆍ보유한 특허 실용신안이 수십 건에 불과한 데 비해 이들 개인 명의로 100여 건이 넘는 특허 실용신안을 갖고 있는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더불어 최 회장 일가가 특허를 이용막대한 이익을 취해 온 밑바닥에는 귀뚜라미보일러가 비상장사라 감시와 견제가 어렵다는 점이 깔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보일러업계에서 귀뚜라미보일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346건의 특허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개인 명의로 등록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일러업계의 ‘빅3’로 불리는 린나이코리아 역시 800개가 넘는 특허 실용신안을 법인 명의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뚜라미보일러와 대조를 이룬다.

특허권이 최 회장 일가 이름으로 등록된 탓에 실제로 이를 만든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노력한 결실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반면 최 회장 일가는 회사로부터 매년 수십억원의 막대한 특허 사용료를 받고 있다.

이에 2003년 국세청이 나서서 회사 매출의 2.5%에 달하는 최 회장 일가의 특허 수입이 지나치다며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국세청이 문제를 제기한 지 8년이나 지난 2011년에는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표가 “최진민 명예회장이 수십 건의 특허권을 아들들에게 취득케 하고 회사가 이들에게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사실상의 편법 증여가 이뤄졌다”고 의혹을 제기한바 있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보일러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에 있어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며 “선고가 이뤄지면 답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 박재필 발행인은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이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 일가의 특허(권) 가로채기 의혹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법원의 신속하고도 명확한 판단이 요구되며, 의혹이 실제로 밝혀질 경우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발행인은 이어 “거짓 광고도 모자라 소속 직원들의 특허권을 가로챘다는 의혹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귀뚜라미보일러가 논란의 열기를 어떻게 식힐지, 다시금 귀뚜라미보일러가 ‘국민보일러’ 생산ㆍ판매 기업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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