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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페베네, ‘딴 우물’ 파다 내리막길

대중성으로 토종 1위 올랐으면서 고급화-영역 확대-해외 진출로 ‘역풍’
2015.03.06  (금) 15:49:36 | 고수홍 기자



   
▲ 대중성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카페베네’가 고급화, 사업 확대, 해외 진출 등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사진은 경기권의 한 가맹점. <사진=유준상 기자>

토종 프랜차이즈 중 최고 수준인 커피 값… 왜?
社측 “고급화 전략” 업계 “‘놀이 문화’로 성장했는데 뭔 소리냐”

[아유경제=고수홍 기자] 카페베네는 외국계 기업은 물론, 전통 국내 카페 브랜드를 비롯해 대기업 계열까지 제치면서 ‘국내 카페 프렌차이즈의 신화’라는 닉네임을 얻었지만 현재 처한 현실은 이러한 별칭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

카페베네는 커피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기로 유명한 외국계 카페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동일한 가격으로 커피(아메리카노 기준)를 판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에 따라 용량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레귤러 사이즈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으로 4100원을 책정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국제 원두 가격(에티오피아산 아라비카 기준)은 1파운드(약 0.45㎏)당 1.4달러 수준이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원두는 10g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시한 국제 원두 가격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원두의 금액을 대략적으로 추산해보면 10원이 채 안 된다.

물론 프랜차이즈에서 판매되는 커피 가격에는 원두의 국제 운송비를 비롯해 부가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브랜드 로열티, 광고비, 창업 시 발생한 금융비용 등을 더하면 가격이 높아지는 게 당연히다.

하지만 이를 다 합쳐도 10원이 채 안 되는 원두 원가를 놓고 봤을 때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원대에 판매되는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높다. 카페베네는 대중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전략을 쓰고 있고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정작 커피 값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카페베네는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은 ‘고급화’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이 카페 프랜차이즈 가운데 높은 커피 값을 책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카페베네가 고급화 전략을 쓰는 것에 대해 의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페베네가 정통 유럽식 카페 문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스타벅스나 할리스커피에 비해 커피 브랜드로서 전통이 짧은 편이고 ‘놀이 문화’란 부가적 요소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 왔던 만큼 높은 커피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카페베네가 출범한 것은 2008년으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양대 축인 할리스커피에 비해 10년이 뒤졌다. 스타벅스는 미국 브랜드로 탄생 연도가 1971년이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카페베네가 할리스커피를 제치고 스타벅스와 견줄 만큼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건 대다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가 표방하고 있던 스타벅스의 중후한 분위기의 정통 미국식 카페 스타일에서 탈피해 한국식 ‘놀이 문화’를 접목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페베네는 온화한 톤의 색상과 원목을 조합한 디자인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차별화함으로써 편안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커피를 제외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추가하고 책 등을 진열해 카페가 놀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기존과 다른 카페베네의 편안함과 다양한 메뉴에 끌렸고 이에 힘입어 카페베네 매장 수 및 매출 확대도 빠르게 이뤄졌다. 카페베네는 브랜드 론칭 후 불과 5년도 되지 않아 전국에 1000여 개의 가맹점을 개설한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됐다.

카페베네 매출은 2012년 22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는 같은 해 스타벅스(3900억원대)에 이은 업계 2위에 해당하는 매출액이었다. 또 다른 국내 토종 브랜드로 대기업 계열인 엔제리너스(롯데리아)와 투썸플레이스(CJ푸드빌)가 아무리 유명세를 떨쳐도 카페베네는 이들을 모두 제쳤다. 그만큼 편안함 등 대중적 요소가 가미된 카페베네의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파란도 ‘비싼 가격’ 앞에서는 오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향 곡선을 나타내고 있는 매출이 이를 증명한다. 카페베네는 커피 값에 있어서 업계 최고 수준을 줄곧 유지해 왔다. 지난해에는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똑같이 가격을 올려 지금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페베네가 새로운 아이템으로 기존 정통 카페 프랜차이즈는 물론 대기업 프랜차이즈까지 넘어선 만큼 특별한 점이 있어 다소 높은 커피 값을 책정할 수도 있지만 대중은 아직 카페베네가 고급 이미지를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대 업체 중 만족도는 낮은데 커피 가격은 더 비싸
가격 1위 스타벅스, 종합 만족도 2위… 가격 2위 카페베네는 4위!

이는 한국소비자원(원장 정대표)이 지난달 발표한 ‘커피전문점 서비스 만족도 평가’에서 잘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 카페베네는 경쟁 대상인 스타벅스, 할리스커피에 미치지 못했다.

카페베네는 8가지(▲가격 적정성 ▲맛 ▲매장 이용 편리성 ▲부가 혜택 ▲매장 접근성 ▲메뉴 다양성 ▲직원 서비스 ▲서비스 감성 체험) 항목으로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 총 3.7점을 받아 7개 커피 프랜차이즈(▲이디야커피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탐앤탐스) 가운데 4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13년 17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카페베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할리스커피는 종합 점수 3.74점을 기록해 스타벅스와 함께 2위(1위는 3.75점을 기록한 이디야커피)를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맛 평가 항목에서 3.68점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 항목에서 카페베네는 3.61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3.6점대 초반을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카페베네는 다양한 메뉴를 겸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리스커피(3.6점)와 맛 평가 항목에서 별다른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커피 맛에서 만큼은 정통성이 있는 할리스커피를 더욱 인정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격 적정성 평가에서 카페베네는 2.76점으로 국내 토종 카페 프랜차이즈들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평가 항목에서 2.91점을 기록한 할리스커피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할리스커피는 카페베네와 마찬가지로 메뉴 가격을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책정하고 있다.

이는 또 커피 맛과 정통성을 내세우는 스타벅스나 할리스커피에 비해 카페베네가 정통성보다는 새로운 음료와 디저트 메뉴 등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 조사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커피전문점 이용자 99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페베네가 이같이 높은 커피 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확장했던 사업들에 대한 부진 만회와 해외 확장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카페베네는 2011년부터 사업 영역을 ▲이탈리안 레스토랑(블랙스미스) ▲베이커리(마인츠돔) ▲드러그스토어(디셈버24) 등으로 확대했지만 현재 해당 사업들에서는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신규 영역에서의 부진과 그에 따른 실적 악화는 고스란히 회사 차입금이 늘어나는 등의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실적 악화 가중… 무리한 사업 확장ㆍ해외 진출 원동력은 비싼 커피 값?
가맹점 비용 분담ㆍ알바생 착취 등 ‘악덕 기업’ 이미지 개선도 쉽지 않아

커피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최근 저가 카페 프랜차이즈 및 패스트푸드업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등의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대한 또 한 가지 이유로는 카페베네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장 수를 가진 만큼 더 이상 매장 확대 정책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가맹점 확대가 한창이던 시절 계약 이행 보증금, 인테리어 공사비, 로열티 등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왔지만 이제 이로 인한 수익은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카페베네는 국내 사업 확대 정책에서 실패한 만큼 이에 대한 타개책을 해외 매장 확대로 찾으려 하고 있는데 이는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자칫 해외 사업이 삐끗했을 시 저가 정책을 펴고 싶어도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의 타개책은 가맹점과의 상생 경영이 해법이 될 수 있지만 그동안 쌓은 ‘악덕기업’ 이미지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페베네는 과도한 창업비용과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낮은 처우 등으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태이다.

고용노동부(장관 이기권)가 2013년 카페베네 가맹점 56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근로감독 조사에서 55개 지점이 최저임금 위반(42건), 임금 정기 미지급(23) 등을 자행했던 것으로 나타나 카페베네의 가맹점 처우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른바 있다. 또 청년유니온, 알바연대 등이 제기한 아르바이트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가 불거져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과도한 가맹점 창업비용, 본사의 떠밀기 식 비용 전가 문제가 함께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가맹점들의 이 같은 행태가 결국 본사 정책으로 인해 발생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함께 제기됐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8월 통신사 제휴 행사로 인한 할인 금액 가운데 일부를 가맹점에게 떠넘긴 것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ㆍ이하 공정위)로부터 약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당시 카페베네 본사 측은 전체 가맹점 가운데 40%가 제휴 행사 할인금 분담을 거부하자 전 가맹점에 제휴 행사를 의무적으로 실행하도록 강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맹점 개설에 필요한 인테리어 시공을 지정된 업체를 통해 하도록 강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베네는 창업비용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모, 상권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겠지만 보통 카페베네 가맹점 하나를 차리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및 설비 시공에만 최소 2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여기에 임대료, 권리금까지 포함하면 5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사례도 빈번하다”며 “카페베네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차리는 비용이 모두 높은 편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카페베네의 창업비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유경제 박재필 발행인은 “카페베네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이라고 평가되는 지금, 과도한 창업비용에서 수익을 남기는 구조를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상생 경영을 펼쳐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카페베네에 대한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그동안의 쌓인 부정적 인식을 깰 수 있는 경영을 펼치면 돌아서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돌려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한편 본보는 만족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커피 가격에 대한 의문과 가맹점에 대한 ‘갑질’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듣고자 카페베네 본사에 공문을 보내 취재를 요청했으나 사 측은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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