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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플러스’ 되겠다던 홈플러스, 기업 윤리는 ‘마이너스’?

2014.11.14  (금) 11:15:32 | 김정우 기자

   
▲ 서울 강남구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

[아유경제=김정우 기자] ‘생활에 플러스가 되는 착한 홈플러스’라는 문구가 무색해질 만큼 홈플러스(대표이사 도성환)의 기업 윤리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하위 등급을 받으며 소위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이 된 데 이어 검찰 수사 결과 홈플러스에서 지난 수년간 진행했던 행사 경품들이 내부 직원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나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품 행사를 통해 수집한 고객 개인정보를 팔아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에 검찰이 제휴 관계에 있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영국의 테스코(CEO 데이브 루이스)가 한국 홈플러스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외치는 ‘착한 기업’은 언제쯤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인지 기약이 없어 보인다.

고객 행사 경품을 직원이 상습적으로 빼돌려
社측 “일개 직원의 일탈”… 도마뱀 꼬리 자르기?

지난 9월 4일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은 홈플러스 보험서비스팀 과장 정모(35) 씨가 경품 행사에서 추첨 결과를 조작해 경품으로 내걸린 수입 승용차를 가로챈 혐의에 따라 홈플러스 본사를 압수수색 한 데 이어 16일 정씨를 구속기소 했다.

정씨는 2012년 5월 진행된 ‘BMW와 벤츠가 봄바람 타고 슝슝’ 경품 행사의 추첨 결과를 조작해 BMW 320d 승용차를 가로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밖에도 수차례 경품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추가 기소됐다. 정씨는 2011년 8월 홈플러스가 진행한 경품 행사에서도 대행업체 대표 손모(45) 씨와 공모해 자신의 지인인 김모(54) 씨가 당첨되도록 결과를 조작해 경품인 르노삼성 뉴SM7 승용차를 챙겼다. 또한 2012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진행된 행사에서도 친구인 이모(34) 씨의 아내와 같은 부서 최모(31) 대리의 지인 김모(34) 씨의 인적 사항을 빌려 BMW 320d, 기아 K7 승용차를 가로챈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정씨는 지난해 5월 ‘가정의 달 경품 행사’ 때도 업무상 알게 된 백모(41) 씨와 부하 직원의 친구 김모(31) 씨의 인적 사항을 이용해 1등 경품 골드바 1kg과 2등 경품 아우디 A4 승용차를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가 2011년부터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경품은 단가는 2억1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모 대리와 친구 김모 씨, 경품 행사 대행업체 손모 대표 등 공범 3명을 불구속기소 한 데 이어 뒤늦게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드러난 김모(54) 씨 등 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한 직원의 일탈 행위에 따라 발생한 사건”이라고 선을 긋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해당 직원에 대한 처분은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경품 미끼로 고객 정보 수집… 수집된 정보는 어디로?
노조 “부도덕 상술에 조직적으로 동원돼… 부끄럽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 “고객 기만한 불법 사업”

일개 직원의 ‘일탈 행위’로 일축한 홈플러스의 입장과는 다르게 검찰의 수사는 고객 개인정보의 유통에 관한 혐의까지 확대됐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최근 5년간 경품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 수십만 건을 시중 보험 회사에 마케팅 용도로 판매해 이윤을 취한 혐의를 포착해 지난 9월 이승한(68) 전 홈플러스 회장과 도성환(59) 홈플러스 사장 등을 출국금지 하고 본사를 추가 압수수색 한바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홈플러스와 행사 제휴를 맺은 보험 회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해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홈플러스와 보험사들은 경품 응모권에 ‘고객정보가 보험 판촉에 사용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고 해당 고객이 직접 서명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언론홍보팀 담당자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부분 외에는 따로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검찰의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홈플러스가 고객 개인정보 수집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 했다는 도덕적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이하 노조)은 지난 9월 22일 홈플러스의 경품 조작과 고객 개인정보 거래 사건에 대한 논평을 내고 부도덕한 상술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며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발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직원 개인별로 사번이 찍힌 경품 응모권 할당량을 정해줬다. 또 응모권 한 장당 100원씩 인센티브를 설정하고 점포별로 응모권 수집 실적에 따른 시상을 진행하는 등 직원들에게 응모권 수집을 요구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다수인 홈플러스에서 사측이 경품 응모권 할당량을 정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방침을 추진하면 직원들은 평가 불이익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직원들 입장에서는 순수하게 고객을 위한 이벤트라 생각하고 임한 것인데 고객 정보 수집을 통한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 행위에 동원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도저히 얼굴을 들고 고객들을 대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하 산업위)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에게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은 고객 개인정보 판매 행위에 대해 “경품 행사를 가장한 개인정보 판매 행위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오 의원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11년부터 3년간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판매해 1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해 비난을 사고 있다. 오 의원은 “이는 고객을 위한 사은 행사가 아닌 고객을 기만한 불법 사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제휴 보험사와의 마케팅 관련 서비스 비즈니스의 일종”이라며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 오해가 있었다면 즉시 중단하겠다”고 답변했다.

동반성장지수 3년 연속 꼴찌… 국감서 탈세 의혹 질타
상생 외치더니… 중소기업과의 행사엔 예고 없이 불참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다. 지난해 골목 상권 침해 행위 근절과 ‘동반성장’ 이행을 약속했음에도 2011년부터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도 대표에게 “골목 상권은 다 죽이고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꼴찌다. 심지어 고객의 개인정보는 팔아먹고 로열티는 올려서 탈세 의혹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질타했다.

2011~2013년 홈플러스 동반성장지수 평가 분석에 따르면 2011년에 지적됐던 ▲판촉 행사 진행 시 납품 업자와의 공정한 협의 절차 운영 미흡 ▲현금결제율 개선 ▲대금 지급기일 단축 등은 3년 연속 지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납품 업자 선정 기준 및 절차 ▲매장 내 위치 이동 등과 관련한 기준 및 절차 ▲공정거래 사전 예방 및 감시 시스템 운용 미흡 역시 2012년과 2013년 연속 지적됐다.

이에 대해 산업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반성장지수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개선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가 영국 본사 테스코에 지불하는 고액의 로열티도 문제시됐다. 전 의원은 “2012년 37억 원이었던 로열티 금액이 올해는 20배 늘어 760억 원이 됐다”며 “홈플러스 지급 수수료인 로열티를 늘리고 영업이익은 줄여 국내 세금을 적게 내도록 탈세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동반성장지수 지적에 대해 도 대표는 “아무것도 안한 것이 아니다. 동반성장을 위한 여러 활동을 통해 점수상으로는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등급은 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도 대표의 발언이 무색하게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행사에 홈플러스가 예고 없이 불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충청남도(도지사 안희정·이하 충남도)가 지난 4일 리솜스파캐슬에서 안희정 도지사와 공공기관·기업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대·중소기업 기술·구매상담회’에 참석하기로 한 홈플러스 측 담당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40여 개 유통 관련 중소 업체들은 홈플러스와의 제품 판매 상담을 기대했으나 텅 빈 부스만 바라보고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충남도 기업지원과 담당자는 “홈플러스 측 담당자가 건강상의 문제로 행사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히고 주최 측에 사과를 표명했다. 이어 곧바로 행사 일정을 논의해 오는 19일에 추가로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착한’ 홈플러스로 변신은 언제?… 매각설 ‘솔솔’

일련의 경영·윤리적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가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사후 대응만은 발 빠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품 행사 문제가 불거지자 홈플러스는 지난 7월 29일부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반성장 노력과 관련해서도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바와 같이 성과는 미미해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중소기업들과 상생한다는 것은 문제가 발생한 후에 대처하는 수준이 아닌 사전 예방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며 구설에 오르기 쉬운 대형 유통업체의 특성상 이미지 개선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영국 테스코의 신임 CEO가 한국 홈플러스 매장을 둘러보고 돌아간 이후 아시아 자산 매각을 위한 자문사로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내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홈플러스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국 139개 대형 마트와 286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될 것인지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이미지 개선이 선행돼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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