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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의 이름으로… 소비자 기망 기승

불량 만두를 ‘30년 전통 손만두’로 둔갑시키고, 돈만 받고 배송 않는 ‘먹튀’까지
2014.11.07  (금) 16:41:05 | 정훈 기자

   
▲ 블로거에게 경제적 대가를 주고 광고성 글을 게재토록 하면서 이를 밝히지 않은 4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시정 조치를 당했다.


[아유경제=정훈 기자] ‘파워블로거’의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라곤 하나 돈을 받고 불량 제품을 명품으로 둔갑시키거나 파워블로거인양 행세하며 구매를 대행, 주문한 고객이 보낸 돈만 받아 챙긴 뒤 물건은 배송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까지 적발됐다. 때문에 홍보를 대가로 금품 및 상품 등을 요구하거나 돈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광고 글을 게재하는 건 ‘애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6일 6억원 상당 무허가 만두 제조ㆍ판매자를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 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 9월까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소재 한 주택가에 무허가 만두 제조 공장을 차려 놓고, 저가 중국산 재료 등을 사용해 만든 만두를 ‘30년 전통 수제 만두’라 속여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함께 입건된 인터넷 카페 운영자 우모 씨 등 4명은 김씨로부터 매월 일정 금액의 돈을 받고 불량 만두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홍보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특히 우씨 등 4명은 모두 독신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디를 ‘~맘(Mom)’으로 표시하고, 다른 가족 혹은 아이들 사진을 올려 자녀를 둔 주부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불량 만두를 홍보하거나 ‘공동구매’를 유도, 매월 수백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 4부(부장검사 전승수)는 지난달 30일 유명 포털 사이트의 파워블로거를 사칭하며 명품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속여 명품 구입 대금 및 할인 구입을 위한 사전 예치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21명으로부터 70여회에 걸쳐 42억원을 편취한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사촌지간인 A와 B는 2013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유층 주부, 중견 기업 대표, 프로야구 선수 등을 대상으로 이 같은 방법으로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A가 파워블로거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부탁하면 명품 등의 할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유혹했다고 검찰 측은 전했다. 또 검찰 측 자료에 따르면 A와 B는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고급 미용실의 원장을 통한 입소문과 ‘해외 유명 명품 업체의 초청으로 프랑스의 본사를 방문했다’, ‘A가 해외 명품 업체와 직접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등의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기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ㆍ이하 공정위)가 블로거에게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 상품 등의 추천ㆍ보증 글을 게재하면서 이를 숨긴 4개 사업자를 적발해 시정 조치했다. 시정 조치 대상은 ▲‘오비맥주(주)-카스후레쉬 카스라이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주)-아우디A6’ ▲‘(주)카페베네-카페베네 블랙스미스’ ▲‘(주)씨티오커뮤니케이션-머시따쇼핑몰’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의 상품(맥주, 자동차, 커피 전문점, 레스토랑, 온라인 쇼핑몰)의 블로그 광고를 위해 광고 대행사와 계약을 맺었다. 광고 대행사들은 블로거 섭외 후, 그들에게 해당 상품의 추천ㆍ보증 글을 올리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대행사를 통해 건당 최소 2000원에서 최대 10만원의 대가를 지급했음에도 해당 글에 그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발표했다.

기업 등이 경제적 대가를 주고 블로그, 카페 등에 추천ㆍ보증 글을 올리는 경우 지급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지난 6월 개정된 ‘추천ㆍ보증에 관한 표시ㆍ광고 심사지침’에 따라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할 때에는 표준 문구에 따라 ‘경제적 대가’ 또는 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등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표현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저는 위 상품을 추천(보증, 소개, 홍보 등)하면서 C사로부터 경제적 대가(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무료 제품 등)을 제공받았습니다”와 같이 유료 광고, 대가성 광고임을 밝혀야 한다. 문구도 소비자 눈에 잘 띄도록 게재물의 처음 또는 마지막에 놓고, 글자 크기를 본문보다 크게 하거나 색깔을 본문과 다르게 표시해야 한다. 또한 ‘이 제품은 D사로부터 후원(지원)받은 것임’, ‘이 제품은 E사와 함께 함’, ‘이 글은 F사 G제품 체험단으로 진행한 글임’ 등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애매모호하게 게재하거나 단순 홍보 글로 위장한 경우에도 표준 문구를 사용해 광고성 추천 글임을 명확하게 게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4개 사업자들은 대가 지급 사실을 은폐, 전문가와 소비자의 추천ㆍ보증 글인 것처럼 일반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4개 사업자에게 위법행위 금지명령을 내리고, ▲오비맥주(대표이사 장인수) 1억800만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아우디 대표 요하네스 타머ㆍ폭스바겐 대표 토마스 쿨) 9400만원 ▲카페베네(대표이사 김선권) 9400만원 ▲씨티오커뮤니케이션(대표이사 윤제환) 1300만원 등 총 3억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해당 블로거들이 광고를 게재해주겠다고 먼저 접근한 사실이 없고, 광고 대가가 소액에 불과하며 사업자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이들에겐 별도로 시정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이에 ‘파워블로거’란 이름을 악용해 소비자를 기망하는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파워블로거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부 기업의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던 전례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고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지만 소비자 기망행위에 대한 책임 소재를 사실상 ‘사업자’로 한정하고 있는 데다 처벌하더라도 소액의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염두에 둔 법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자의 처벌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워블로거의 돈줄을 차단해 고질적인 비리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블로거들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감지돼 눈길을 끈다. 유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과 검찰, 공정위 등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약속하지만 ‘그때뿐’이란 점과 외부 제재 못지않게 내부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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