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LH, 너 언제까지 이럴 거니… 유명무실해진 존재 이유

2014.09.19  (금) 10:22:38 | 이경은 기자

   
 

[아유경제=이경은 기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재영·이하 LH)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10년 118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오르면서, 부채 감축을 위한 경영에 나섰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회사 자금난을 생각하지 않고 방탕한 경영 활동을 이어 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LH의 고질적인 병폐로 알려진 부실시공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LH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지난 8월 29일 발행한 제7호 <사기업인 듯 사기업 아닌 사기업 같은 LH의 꼴불견 백태>에 이어 다시 한 번 LH의 논란을 되짚어 봤다.

부채 감축 노력한다더니… PF사업으로 1조 손실

허리띠 졸라매야 할 판에 호화 신사옥 논란 여전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함진규 의원(시흥갑·새누리당)에 따르면 LH의 현재 총 부채는 134조원에 육박하며, 하루 이자만 124억원에 달한다. 그런 LH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하 PF)사업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PF사업이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담보나 기업 신용도가 아닌 해당 사업의 미래현금흐름(특정 자산으로부터 기대되는 장래의 현금 사정)을 근거로 자금을 제공하고 미래현금흐름(수익)을 배분받거나 손실을 부담하는 금융 기법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됐던 2006~ 2007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LH를 포함한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LH 측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용인 동백 쥬네브 ▲아산 배방 펜타포트개발 등 총 9개의 PF사업에서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조215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1년 2154억원, 2012년 2633억원, 2013년 2774억원 등 해가 지날수록 손실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LH가 시행하고 있는 PF사업의 회사에 LH 출신 인사 7명이 각각 대표이사와 팀장으로 취업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LH가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부채 총액이 100조원이 넘는 LH에게는 1조원이라는 금액이 별것 아니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현재 LH의 재정상태에서는 이마저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LH의 PF사업은 지난 국정감사 때에도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데 별다른 개선 사항이 없어 보인다.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 사업환경 개선에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LH의 부채 감축’에 대한 고민은 정부와 관련 기관들만 하고 있을 뿐 정작 당사자인 LH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토교통부 산하 22개 공공기관이 지난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 밝혀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들 22개 기관에는 LH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LH는 1인당 성과급을 2012년보다 약 100만원가량 인상해 총 905억5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4대강 사업에 투입한 8조원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급증한 한국수자원공사의 임직원 성과급 667억3600만원보다 약 300억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LH의 이 같은 성과급 잔치는 ‘회사 상황에 상관없이 그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행태’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성과급은 애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완공을 앞둔 호화 사옥이 LH 임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경남 진주시에 들어서는 신사옥은 9만7165㎡ 대지에 총면적 13만3893㎡,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로 건축 중에 있다. LH 진주신사옥이 호화스럽다는 비난을 받는 데에는 업무시설 외에 수영장, 체력 단련실, 실내 체육관 등 5만5780㎡의 직원 복지시설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5만5780㎡라는 면적은 업무시설 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며, 이는 직원 1인당 39.12㎡의 휴게 공간이 제공된다는 얘기다.

업무시설 면적 또한 다르지 않다. 현재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청사시설 기준」을 통해 1인당 업무시설 면적을 56.53㎡로 정하고 있다. LH는 이 기준에 딱 맞게 1인당 업무시설 면적을 56.30㎡ 제공할 예정으로, 이는 전체 지방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최대치다. 특히 같은 건물에 입주하는 LH의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 23.80㎡, 한국저작권위원회 33.21㎡ 등과 비교해도 과하다는 지적이 높다.

막대한 부채로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큰 사옥을 짓는다는 비난이 일자 LH 측은 “회의실과 식당 등 업무지원시설과 복도·계단 등 공용면적을 제외한 순사무실 면적은 1인당 평균 12㎡에 불과하다”고 해명에 나섰다.

비뚤어진 직원 사랑… “우리가 남이가?”

비리 저질러 쫓겨난 직원에 퇴직금 전액 지급

최근 LH가 재직 중인 직원들은 물론 부정행위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 퇴직한 직원들에게도 과도한 ‘직원 사랑’을 베풀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LH는 1급 5년, 2급 10년 등 30년이 지나면 정년 3~4년을 남긴 상태에서 일상적인 보직 없이 자문·고문역 등으로 근무하면서 높은 임금을 받는 인사 제도인 전문직 제도를 도입해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국정감사 때마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지적을 받아 왔음에도 LH 측은 계속 시행하고 있다.

현재 LH 전문직은 265명으로 LH는 매년 약 200억원을 이들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제도가 도입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지급된 급여는 총 1067억원에 달한다. 1인당 약 75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이들은 자문·고문을 맡아 기껏해야 현장에서 상담 역할을 하며 정년까지 단순 업무를 할 뿐 사실상 별다른 할 일 없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꼴이다.

뿐만 아니라 LH가 뇌물 수수, 공금 횡령 등 부정행위를 일으켜 파면 또는 해임당한 직원들까지 포용하면서 다시 한 번 비뚤어진 직원 사랑을 선보였다.

지난 1일 함진규 의원은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 측이 불명예스럽게 파면 또는 해임된 직원들 퇴직금까지도 전액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본부의 김모 계장은 전세 임대 업무를 담당하면서 2013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금 4억7900만원을 횡령했다가 파면당한 후 재판에 회부됐지만 중간 정산 후 남아 있던 퇴직금 770만원을 정상 수령했다. 이 밖에 위례신도시사업단에서 판매 업무를 담당하던 허모 부장도 철거업자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봐 달라는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가 파면됐지만 중간 정산 후 남은 퇴직금 1300만원을 모두 받았으며, 서울지역본부에서 자재 구매 업무를 담당하던 정모 과장은 2009년 6월 업자로부터 300만원의 금품을 받고 자재품질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가 파면됐지만 퇴직금 전액을 수령했다.

전문가들은 공기업 직원으로서 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지만 이를 이유로 퇴사한 이들에게 별 다른 제재 없이 퇴직금 전액을 챙겨준 것은 비리를 더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보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LH 측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비위 행위로 퇴직할 경우 퇴직금의 10%를 감액하고 기소될 때에는 추가 10%를 감액한다는 내용의 보수규정을 개정했지만 이마저도 ‘솜방망이 처사’라 평가되고 있다. 현재 5년 이상 근무한 일반 공무원이 비리 등으로 퇴사할 경우 퇴직금의 절반만 수령할 수 있는데 반해 LH는 고작 10% 감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싼 게 비지떡?… 툭하면 망가지는 아파트

“허물투성이 아파트에 너 같으면 살겠니?”

한편 LH가 호화스런 신사옥을 통해 직원들 업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정작 LH 임대아파트 여러 곳에서 하자가 발생됐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 국민 주거 안정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LH가 지은 아파트에 하자가 많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경남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 1만가구 중 24%에 하자가 발견됐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하자가 발생된 부분으로는 ▲창호가 6321건(13.5%)으로 가장 많았고 ▲가구 5566건(11.9%) ▲타일 3980건(8.5%) ▲잡공사 3955건(8.4%) ▲도배 3916건(8.3%) 등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올해 입주한 경남진주혁신도시 4단지는 무려 73%의 하자율을 보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이 “LH 임대아파트 승강기 고장 건수가 최근 5년 동안 모두 7만7811건에 달한다”고 발표하면서 ‘부실 아파트’라는 꼬리표가 더해졌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승강기 고장은 총 6만8303건으로,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1시간당 1.95건, 30분마다 1건씩 승강기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평균 15층 높이의 아파트에서 승강기는 주민들의 발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시설인 만큼 잦은 고장은 인명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한 주민은 “아파트 승강기는 하루 평균 수백명이 타고 다닐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달리 피할 곳이 없어 위험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런 승강기가 30분에 한 대씩 고장 난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서 어떻게 그 아파트에 살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발표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저가입찰제’로 사업이 진행되는 LH의 아파트 하자보수율이 전국적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자보수 책임이 시공자에 있는 데다 LH가 하자보수비용을 별도로 지출하지 않아 LH 측과 입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국민들 사이에 ‘LH 아파트는 하자와 사고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저가 주택’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LH를 둘러싼 논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LH의 각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도심 지역에 민간 건설사들이 더 좋은 품질의 소형·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LH의 이 같은 ‘방만경영’ 폐해는 LH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사라지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H 임직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지은 아파트에 당신과 가족들을 살게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선뜻 ‘그렇다’고 답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쟁이일 것이다. 통계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인기기사

© Copyright ⓒ ndsoft.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