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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업인 듯 사기업 아닌 사기업 같은 LH의 꼴불견 백태

2014.08.29  (금) 09:47:38 | 이경은 기자

   
 

[아유경제=이경은 기자] 국민 주거 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경제 발전을 선도해 나간다던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재영·이하 LH)가 2010년 118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올라 정부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데 이어 최근엔 ‘사기분양’, 환경 폐기물 방치, 성희롱 등 공기업 윤리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서민 주거 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면서 사기분양? 헐~

무주택·서민들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 건설·저소득 취약 계층을 위한 주거 복지사업 등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해야 할 LH가 최근 남의 땅에 아파트를 지은 후 분양해 입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추문에 휩싸였다.

1995년 LH는 강원 춘천시 퇴계4지구 개발을 위해 3명의 지주로부터 일대 임야를 매입해 6만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 그러나 1996년 보상에서 제외된 지주 이모 씨 등이 소유권 소송을 제기, 2004년 대법원을 통해 일부 지분을 인정받았다. 그 후 이씨 등은 법원 판결에 따라 LH와 보상액 논의를 하다 수년간 진척이 없자 지난해 8월 아파트 단지 주민 2900여명을 상대로 아파트 소유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2004년에 이미 부지 일부가 타인 소유라는 판결이 났음에도 LH가 2007년 분양에 나섰다는 점과 제보에 따르면 LH가 주민들에게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아파트 입주민들은 “7년 전 제값을 내고 LH로부터 아파트 분양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소유권이전과 임차료 소송을 당했다”며 “이는 LH가 아파트 부지의 일부를 남의 땅인 줄 알고도 분양한 명백한 사기분양”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특히 입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반면 정작 문제를 일으킨 LH 측은 이 사실을 알고도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대지의 일부가 타인 소유임을 알고도 분양을 한 경우 일반적인 형사처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현재 분양을 기점으로 오는 10월이면 공소시효가 만료됨에 따라 형사책임이 면제될 수 있어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LH 관련 논란은 사기분양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LH가 미사강변도시 조성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 용지 내 보상이 완료된 철거 대상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다시 수십억원의 임시 이주단지를 마련해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중보상’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안전관리’ 모르는 LH에 ‘인간 존중’은 없었다?!
연이은 사고에 공사장 인근 주민도 아우성… 입주민 사망 사고도 발생

생명과 직결되는 집을 짓는 LH가 이를 등한시하고 있는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5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사망만인율(사망자 수의 1만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 전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때 사용하는 지표)이 2.98로 건설업 평균인 2.21에 비해 34.9% 높게 조사됐다. 특히 이들 공공기관 중 LH와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은 사망자가 10명 이상 발생해 ‘사망자 다발 발주 공공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LH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현장에서 저수조 벽체 테두리보 작업 후 시스템 동바리(공사 중량물을 일시 지지하는 가설물)에서 이동 중 노동자가 3.7m 높이에서 추락 ▲대전 노은3지구 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발코니 난간대를 설치하던 노동자가 타워크레인 낙하물과 충돌해 사망 ▲행복도시 3-3생활권 및 4-1생활권(일부) 현장에서 암 절취를 위한 발파 공사 중 암석에서 떨어져 나온 돌이 인근 현장 근로자 두부를 타격,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하는 사고 등 빈번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 한 번 사망자 다발 발주 공공기관이라는 오명을 입었다.

인부의 안전을 무시하는 LH에게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없었다.

지난 6월 18일 성남시의회에 잔뜩 뿔이 난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은행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철거 및 공사 과정에서 ▲초등학생이 공사 현장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어 안구 뼈 수술을 하는 등 주민들의 부상이 다반사로 발생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날림 먼지로 인해 건강 악화 ▲법정 기준치인 65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 발생 ▲철거 공사 주변 건물에서 균열·파손이 심각해 누수 발생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성난 주민들이 은행2구역 피해보상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기자회견을 갖고 LH에 대한 설계 오류, 부실시공 등 주민 피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한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주민의 삶과 안전을 철저히 외면한 LH의 부실시공과 사실 왜곡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 및 피해 실태 조사, 책임자 처벌 및 피해 유형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은행2구역 LH 부장 해임을 요구했다.

LH의 부실시공은 입주민의 사망 사고로 이어져 매스컴을 오르내린바 있다. 지난 5월 부산 정관1단지에서 신발장이 넘어져 어린이 1명이 숨졌다. 작년 2월 비슷한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중상을 입은 지 1년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처럼 주민과 인부의 안전을 무시하는 LH가 최근 국내 공기업 최초로 3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 입찰 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이하 안전관리비)를 설계 금액 그대로 투찰하도록 심사 기준을 개정·시행한다고 밝혀 비웃음을 사고 있다.

LH는 지난 12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추후 저가 낙찰로 안전관리비가 부족해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거나 품질 낮은 장비·자재를 쓰는 일, 하도급 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관행 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으나, 일각에선 “그럼 그동안 입찰 참가 회사들이 안전관리비를 적게 적어 응찰해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품질 낮은 장비를 사용했다는 말이냐”며 “입찰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LH 먼저 안전관리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고 기준을 강화하는 게 맞는 순서가 아니냐”며 지적했다.

정신 못 차리는 직원에 손버릇 나쁜 간부까지 “왜 이러나”
서민 주거 안정도 외면… 본분 망각하면 존재 이유 없다!

최근 LH는 언론을 통해 수많은 부채 감축을 위한 노력을 보여 왔다. 하지만 2% 부족한 방안을 제시하거나 직원들의 부당 행위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13일 감사원이 LH의 공동주택 건설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공사 담당자가 관련 사기업 직원과 해외 골프 여행을 떠나는 등 부당ㆍ태만 업무 실태 27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계약 업체가 가짜 세금계산서와 인건비 지급 내역을 첨부해 1억5000만원의 공사비를 부풀려 청구했으나, LH 측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공사 대금을 지급해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 더구나 담당 직원 중 몇몇은 당시 공사 수주 업체 직원들과 2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등으로 해외 골프 여행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직원들이 근무 태만 등의 일탈 행위를 행할 때 LH 간부들은 부당 행위 스케일부터가 남달랐다.

2012년 5월 경기 오산직할사업단에서 기능직 직원이 계약직 여직원에게 총 21차례에 걸쳐 음란성 메일을 보내 ‘견책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지난 4월 LH 주체로 개최된 기업 협의회 교육에서 LH 강원지역본부 간부 A씨가 “하체가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므로 하체를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히프(엉덩이) 근육과 비뇨기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히프치기 운동도 중요한데, 히프치기 운동은 살살 치면 효과가 없고 강하게 쳐야 효과가 있다”면서 20여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옆에 있던 외부 여강사의 엉덩이를 손으로 힘껏 내리쳤다. 이에 성적 수치심을 느낀 여강사는 문제를 제기했고, A씨는 결국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한 달 뒤인 지난 5월에는 LH 토지주택연구원 소속 B씨가 한국콘크리트학회 주최 봄 학술 대회에 참가했다가 다른 기관 여직원의 몸을 건드리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공기업은 그 어떤 곳보다 직원들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 내부에선 성추행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가 꾸준하다. 하지만 LH 측은 매번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

이에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최근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회사를 상대로 성희롱 교육을 시켜주는 제도까지 나온 데 반해 공기업인 LH 측은 성추행 문제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며 “회사 간부들부터가 성추행을 저지르는데, 이를 보고 배운 직원들이 다를 게 있겠냐”며 혀를 찼다.

상황이 이러하자 LH가 공기업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난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측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계약 변경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43건의 건설공사 사업 중 설계 변경 횟수만 1145회에 달했다. 이로 인해 사업비는 무려 1조339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찬열 의원은 “잦은 설계 변경은 혈세를 낭비하고 행정력을 소모하는 일이며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설계 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투명하고 합리적인 설계 변경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LH가 자신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서민 주거 안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은 LH 스스로 공기업으로서의 자격을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한다. LH가 본연의 의무라 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보다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LH가 궁여지책으로 수익 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설립 취지를 잊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이 어려운 마당에 민간 건설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LH가 분양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가 최근 5년간 분양한 아파트(10만639가구) 가운데 2.7%(2690가구)가 미분양 됐다. 준공 후 2년 이상 된 악성 미분양도 896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 사태 탓인지 LH는 최근 추진 중인 주택사업에서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을 축소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례로 LH와 전북개발공사가 공동 개발한 전북혁신도시에서 LH의 임대아파트 공급량은 1432가구로, 전국 17개 지방공사 중 자본금이 가장 적어 부채율 2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전북개발공사의 1820가구에 비해 388가구가 적다. 또한 LH가 전주 만성지구 3블록에 지을 공공아파트에는 분양아파트 외에 임대아파트 물량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LH가 막대한 부채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한다는 이유로 공공임대아파트보다 분양아파트에 치중한다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야 하는 공기업 본래의 취지에 역행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LH가 보여 주고 있는 행태들은 서민의 주거 복지사업을 위해 창립된 LH가 보여서는 안 될 만행”이라며 “공기업은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가 만든 기업인데 오히려 사회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 같다. 본분을 잊은 LH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라도 대대적인 사정(司正·그릇된 일을 다스려 바로잡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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