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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전세사기 특별법 국토위 통과… 실효성 여부는?

이달 25일 본회의서 처리
2023.05.24  (수) 17:08:57 | 정윤섭 기자
▲ 5번의 회의 끝에 여야 합의로 전세사기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피해자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40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되며 서울 양천구 사망자를 포함해 올해만 5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안)이 5번의 협의 끝에 여야 합의로 통과되며 피해자 구제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피해자 단체는 법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며 수정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를 통과한 해당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본보는 현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전세사기’에 대해 분석함과 동시에 특별법에 따른 피해보상 효과 범위와 법안의 견해 차이 등 현 부동산시장 상황을 들여다봤다.

몰아치는 대규모 전세사기 여파
사회 초년생인 청년층 주요 타깃… 사기 수법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는 2년 전 저금리 시대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및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지능적으로 법의 허점을 이용한 범죄라고 판단된다. 강서구ㆍ인미추홀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집중됐던 전세사기는 최근 들어 은평구와 경기 동탄ㆍ화성ㆍ구리, 부산광역시, 세종시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전세제도 특정상 전세사기 피해는 줄곧 발생해 왔으나 지난해 불거진 전세사기는 대규모로 벌어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기 수법으로 분류되며 ‘사회적 재난’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피해자 중 사회 초년생인 청년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지난달(4월) 20일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세부통계를 통해 2022년 7월~2023년 3월 전체 피해자 1705명 중 20ㆍ30대는 878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30대가 570명(33.4%)으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308명(18.1%), 40대 227명(13.3%), 50대 166명(9.7%), 60대 108명(6.3%), 70대 이상 20명(1.2%) 순으로 집계됐다.

유독 청년층의 피해가 많은 이유에 대해 자금력이 부족하고 부동산 거래 등을 포함한 사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사기성 거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청년층만 골라 사기 행각을 벌이는 임대인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9세 이상 33세 이하 청년 중 무주택자라면 정부 보증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사기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무자본 갭투기 ▲깡통전세 등에 속하는 수법이다. 무자본 갭투기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거나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를 거래해 이익을 얻는 역전세를 뜻한다. 이 경우 집값 하락 시 임대인의 체납 문제가 불거지고 보증금을 낼 여력이 없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축 빌라의 경우 건축주가 자체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비싼 가격의 세입자를 들인 후 제삼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실제 주택 매수 의사 없이 명의만 제공하는 ‘바지 집주인’인 경우가 많다.

또한, 잘 짜인 범죄 판에 휘말려 사기를 당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최근 임대인이 원하는 금액으로 계약을 맺게 하고 리베이트를 나눈 일당이 적발됐는데 공인중개사, 매수인, 분양팀, 은행 관계자, 감정평가업자 등이 포함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정부 ‘피해 지원 확대 기준’ 수정안 발표… 전세사기 특별법 협의안 통과
피해자 단체 “실효성 없는 반쪽짜리 법 수정해야”

지난 2일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상 범위에 대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정한 지원 대상 요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요건은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임차주택에 대한 경ㆍ공매 진행 ▲면적ㆍ보증금 등을 고려한 ‘서민’ 임차주택 ▲수사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 ▲보증금의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의 6가지 사항이다.

수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대상 주택 면적 요건 삭제 및 보증금 최대 4억5000만 원 확대 ▲대항력ㆍ확정일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도 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 ▲수사개시 외에도 임대인 등의 기망 또는 동시 진행 사유 추가 ▲경매 또는 공매가 개시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이 파산이나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경우 등에 한해 특별법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전세사기피해자지원위원회는 임차인이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해 피해자 여부를 최종으로 결정한다. 피해자로 인정된 임차인은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직접 유예ㆍ정지 신청이 가능하며 더불어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아 최고낙찰가액과 동일한 가격으로 경매에 넘어간 집을 낙찰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여야 합의 전세사기 특별법이 5번의 협의 끝에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했고 이어진 24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제정안은 이달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피해 보증금 회수방안과 관련해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최우선변제금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피해자들의 경ㆍ공매를 대행케 하고 정부가 비용의 70% 부담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우선변제금이란 ‘세입자가 살던 집에 경ㆍ공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 등 선순위 권리자보다 앞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뜻하며 올해 2월 개정된 소액임차인 보증금 범위와 최우선변제금 기준은 각각 ▲서울 1억6500만 원 이하에 5500만 원 이하 ▲인천을 비롯한 과밀억제권역과 용인ㆍ화성ㆍ세종ㆍ김포는 1억4500만 원 이하에 4800만 원 이하 ▲광역시와 안산ㆍ파주ㆍ평택 등은 8500만 원 이하에 2800만 원 이하 ▲그 밖의 지역은 7500만 원 이하에 2500만 원 이하다.

아울러 피해 임차인의 보증금이 최초 계약 시 소액임차인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갱신 계약을 통해 보증금을 올려줘 소액임차인 범위를 벗어난 경우도 무이자 대출 지원 대상이 된다.

그러나 피해자 단체는 “무이자 대출 지원은 빚에 빚을 더하는 격”이라며 “최초 정부안에 비하면 진전된 내용도 있지만, 입주 전 사기 피해자, 다가구 피해자 등 사각지대 피해자들이 제외됐다”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특히 ‘선 보상 후 청구’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며 “최우선변제금을 회수 받지 못하거나 지원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은 기존 전세대출에 추가 전세대출까지 수억 대 빚더미에 앉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대책위원회 측은 기자회견 이후 국회에 특별법 변경을 요구하는 8900여 명의 서명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은 미신고 집회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해 해산 시도를 하는 등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 “진일보한 내용… 구제책보다 예방책에 집중해야”

이번 특별법 합의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4월 공개한 정부 대책보다 진일보한 내용으로 피해자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사기 피해 대상을 폭넓게 확대하고 최우선변제금을 못 받는 세입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면서 적용 대상과 수혜 항목이 종전보다 넓어졌다”라며 “고금리 속에 장기 무이자 대출을 확대한 것도 간접비용을 보조하는 측면에서 피해 임차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온전히 보전해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별법도 세금을 사용한 구제인데 전세가 민간계약이다 보니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에 어긋날 수도 있다”라며 “이미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했던 전세사기 재발 방지안부터 시행하고, 실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추가 문제를 보완ㆍ수정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짚었다.

이밖에 전세사기 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제로 국회는 지난 3월 전세사기를 주도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공인중개사가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그 유예기간이 만료돼도 향후 2년간 활동하지 못하도록 결격 기간을 두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기 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처벌 대비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범죄자들은 재산 몰수 또는 징역을 길게 선고하는 등 패가망신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업계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 방안 시행과 함께 강한 처벌을 동반한 예방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아유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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