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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도시정비법상 ‘기존 건축물 철거공사’에 전기 등 정비기반시설 철거ㆍ이설공사가 포함되는지

2023.05.24  (수) 15:41:38 | 이재현 변호사
▲ 이재현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아유경제 편집인

1. 사실관계

가. 원고(반소피고)는 서울 A구 일원에서 재건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돼 2013년께 해당 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이다. 피고들(반소원고들)은 각 가스시설시공업ㆍ전기공사업, 상ㆍ하수도 설비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6년께 B건설과 이 사건 사업의 공사를 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위 도급계약은 ‘B건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철거가 가능한 시점에서 개시하고, 이주 완료 후 지체 없이 철거를 완료해야 한다. 이 경우 미리 B건설은 공가 관리 등 지장물 철거계획을 수립해 원고와 협의해야 한다’, ‘B건설은 본 사업 부지 내의 통신시설, 전기시설, 급수시설, 도시가스시설 등 공급시설에 대해 당해 시설물 관리권자와 협의해 철거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다. 원고와 피고들은 2017년께 이 사건 정비구역 내의 수도시설, 전기 공급시설, 도시가스 공급시설, 통신시설(이하 정비기반시설)의 철거 및 이설공사를 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설공사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원고와 피고들은 2018년께 공사대금을 증액하고 공사의 구체적인 범위를 추가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라. 원고는 2021년께 구청장으로부터 이 사업에 관한 준공인가를 받았으며, 피고들에게 이 사건 변경계약에 따른 공사대금 중 일부만을 지급했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①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11조제4항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시공자와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때 ‘기존 건축물의 철거공사’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하므로, 이 사업의 시행자인 원고가 시공자로 선정되지 않은 업체와 기존 건축물의 철거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계약은 무효이고, 위 ‘기존 건축물’은 ‘정비구역 내 철거 대상인 모든 건축물과 시설물’로 해석해야 하므로 이 사건 공사계약 등은 해당 도시정비법 규정에 위배돼 무효 ②구 도시정비법 제24조제1항제5호에 따르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총회의 의결사항이며, 재건축 조합인 원고가 위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계약은 무효인바, 이 사건 이설공사계약 등은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함에도 원고는 사전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도시정비법 규정에 위배돼 무효이므로 피고들이 사안의 각 계약에 기해 원고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결 요지(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49171 판결)

가. 정비구역 내 기반시설의 이설 및 철거공사는 지하에 가설돼있는 상ㆍ하수도 현황조사 및 철거공사, 전기ㆍ통신 시설물 현황조사 및 철거공사, 도시가스관 현황조사 및 철거공사 등으로 구성돼 있고, 통상 기존 건축물 철거를 위한 이전 공정으로 진행되며, 정비기반시설의 이설 및 철거를 위해서는 별도의 면허나 기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고 정비기반시설의 이설 및 철거공사의 제반 공정에 비춰보면, 정비기반시설의 이설 및 철거공사는 기존 건축물 철거공사와 성질상 확연히 구별된다. 그런데 구 도시정비법 규정은 ‘선정된 시공자와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때 기존 건축물의 철거공사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정비기반시설의 이설 및 철거공사에 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건축물’의 사전적, 법률적 의미 또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수도시설, 전기 공급시설, 도시가스 공급시설, 통신시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따라서 구 도시정비법 제11조제4항의 해석상 이 사건 정비구역 내 정비기반시설의 철거 및 이설공사는 구 도시정비법 제11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기존 건축물의 철거공사’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이설공사계약 등이 구 도시정비법 제11조 제4항에 위배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서 이 사건 이설공사계약 등이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변경계약으로 증액된 공사대금은 위 계약이 체결된 2018년도 원고의 사업비 예산안 중 ‘지장물이설비’ 항목의 금액을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변경계약은 원고의 예산으로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 즉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변경계약은 구 도시정비법 등에 의해 일응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019년도 사업비 예산안을 승인했으며, 이 사건 변경계약에 대해선 위 계약 이후에 그 비용이 예산으로 정해졌다거나 그 계약의 체결에 대해 원고 측 총회 의결을 거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이설공사계약 등은 총회의 위와 같은 사후적 추인으로 인해 유효하게 됐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조합은 실무상 정비구역 내 통신ㆍ가스ㆍ통신 등의 정비기반시설의 철거 및 이설의 공사를 특수성 등에 따라 별도의 면허나 기술을 보유한 별도의 업체들(시공자 이외)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정비법 제29조제9항이 ‘기존 건축물의 철거 공사’는 시공자와의 계약의 내용으로 포함돼야 하는 것으로 규율하고 있는바, 사안의 판결은 당해 규정 중 ‘기존 건축물’의 범위에 통신 등의 정비기반시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도시정비사업에 수반되는 각종 공사계약은 구체적 범위 확정ㆍ원자재 상승 등의 다양한 원인에 따라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고 이와 관련해 총회의 사전결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도시정비법 제45조제1항제4호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으로 조합원총회의 사전결의가 필요함에도 그 결의 없이 체결돼 무효인 계약이더라도 이후 조합원총회를 개최해 이를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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