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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단비일까?

2014.05.29  (목) 09:54:58 | 이화정 기자

 

[아유경제=이화정 기자] 작년 4·1부동산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허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안에 따르면 15층 이상 건물은 3개 층을 수직증축 하고, 14층 이하 건물은 2개 층만 수직증축 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정부는 안전성을 이유로 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 허용을 갑작스레 추진했다. 수직증축 허용으로 일반분양분이 늘어나 사업성이 높아지면 경기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돼도 사업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기존 세대수의 15%까지 일반분양이 가능해졌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늘었다고 추가부담금을 피할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기존 재건축에 비해 입주민들의 비용 부담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열린 ‘2014년 대한민국 리모델링엑스포’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분담금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건설사들 또한 개정안 시행 전부터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생각에 관련 팀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수직증축을 할 수 있는 단지들이 생각보다 적고 아직 사업성을 보장할 수도 없어 관망하는 분위기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도 어려운 상황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만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단번에 수익이 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반분양 물량을 얼마나 많이 뽑아내느냐가 관건인데 15%의 일반분양만으로 분담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던 건설사들은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안이 추진됨에 따라 사업성이 있는 강남과 분당 등의 일부 단지에만 선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 일반분양 여건이 좋아져 서울 강남권과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는 호재임이 분명하지만 그 밖의 지역은 사업성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전망도 불투명한 지역에 수직증축 하나만 보고 리모델링사업에 무조건 뛰어들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볼 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정부가 내세웠던 부동산 경기 활성화란 목적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대 수혜 지역 ‘성남’은 지금?
市의 적극적 행정 지원 덕에 6개 단지 ‘가속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뽑히고 있는 성남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리모델링 기금 지원 등 행정ㆍ재정적 지원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성남시 리모델링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성남시는 1990년대 초반 완공된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1기 신도시로 현재 리모델링 조건을 갖춘 400만가구 중 200만가구가 성남에 분포한다.

이에 성남시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100억원의 리모델링 기금을 지원하는 등 앞으로 10년간 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성남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선도추진 시범단지 2곳, 공공지원 시범단지 4곳 등을 선정·발표한 바 있다.

선도추진 시범단지로는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562가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1156가구) 등 2개 단지를, 공공지원 시범단지로는 ▲정자동 느티마을3단지(770가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1006가구)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563가구) ▲야탑동 탑마을 경향·기산·진덕·남광아파트(1166가구) 등 4개 단지가 선정됐다.

우선 매화마을1단지와 한솔마을5단지가 선도추진 시범단지 재정 지원 방안인 조합 사업비(필요 금액의 80% 이내), 공사비 융자(총 공사비의 60% 이내), 이차보전(2% 이내 이자차액 보전) 등을 지원받게 된다.

공공지원 시범단지 4곳은 ‘공공지원제도’를 적용 받아 조합 설립이나 사업계획(서) 작성에 드는 용역비, 조합장 및 임원 선거에 드는 비용 등을 모두 성남시가 직접 부담해 조합 설립 등을 지원 받는다.

성남시는 “민관이 소통하고 협력해 진행하는 리모델링 시범사업의 본보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성남시가 이 같은 노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리모델링사업이 쾌속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설익은 정책이 시장 혼선 가중

서울시 인가 시기조정 규정한 조례 제정… 재정 지원은 빠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했지만, 그 허용 범위는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는 경우라고 못 박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건축 당시 구조도면이 반드시 필요하며, 2차례에 걸친 안전진단 및 구조안전성 검토와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 등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안전진단을 요청하면 한국시설안전공단, 건설기술연구원, 안전진단전문기관 등에서 증축 가능 여부 확인을 위해 1차 안전진단을 실시하게 된다.

이후 건축심의, 허가 신청이 접수되면 한국시설안전공단, 건설기술연구원에서 구조설계 타당성 검토를 하게 되며, 동시에 도시 과밀이나 기반시설에 영향이 없도록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구조안전성 검토 및 심의 등을 거쳐 허가가 이뤄지면, 구조안전성 등에 대한 상세 확인을 위해 1차 안전진단을 실시한 기관 외의 기관에서 2차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이 때문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안전이 검증되는 게 가장 큰 선결 과제가 됐다.

리모델링사업이 재건축에 비해 유리한 것은 빠른 사업 추진이었지만, 시간과의 싸움이 된 셈이다. 결국 안전진단 비용이나 건축물의 구조 보강 등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리모델링비용이 재건축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인가 시기 조정 등을 규정한 조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시행했다. 이 조례는 특히 리모델링 수요가 일시에 집중될 경우에 대비한 ‘시기조정’을 강조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이주가구수가 자치구 주택 재고량의 1%를 초과하거나 2000가구를 초과하는 경우(이하 심의대상구역)에는 사업계획 승인 또는 허가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가 최장 1년 사업계획승인을 보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조례가 인가 혹은 승인의 시기조정은 규정하면서도 별도의 재정 지원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관리제를 도입해 재정 지원을 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별도 재정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런 태도는 리모델링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성남시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무분별한 뉴타운·재개발 정책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많은 조합들이 해산하면서, 출구전략과 매몰비용이 서울시 정비사업의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의 뉴타운·재개발에 관한 공약들도 넘쳐 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서울시가 리모델링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면서 그에 필요한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일선 지자체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정부가 설익은 정책으로 시장의 혼선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부동산 시장 활성화까지는 ‘산 넘어 산’

‘기대이하’ 사업성 제고 효과… 높은 재건축 선호도… 법제 미비…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일부 지역에만 수혜를 끼치면서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쉬운 듯 쉽지 않은 까다로운 정책 탓에 강남을 포함한 서울 지역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리모델링 추진을 앞두고 있는 한 주민은 “2개 층만 증축해서는 사업성 확보는 물론이고 입주민 분담금만 커질 것”이라며 “지금 리모델링을 할 바에는 좀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기존 재건축에 비해 입주민들의 분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고, 80%라는 높은 동의율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예전과 달리 소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중·대형 아파트가 감소하는 주택시장에서 평형별로 입주민들이 처한 입장이 다른 만큼 조합원들의 리모델링에 대한 공감대를 얼마나 빨리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아파트 소유자 간의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실제 리모델링이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존 용적률이 꽉 차서 재건축할 조건이 못 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도 있겠지만, 재건축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단지도 많아 당장 리모델링시장에 큰 붐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허용폭만으로 추가부담금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뿐더러 설익은 정책 탓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부동산시장의 호재로 다가올지 의구심을 표하는 눈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리모델링시장 활성화와 부동산시장 정상화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직증축 허용폭 확대 등 추가·보완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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